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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업 파산 급증, 외식업 붕괴 위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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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 07:19

호주 기업의 2025 회계연도(2024.7~2025.6) 파산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5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운영비와 생활비 상승 압박, 국세청 미납 세금 단속 등이 파산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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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 자료를 인용해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파산 신청 건수가 총 7천48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5천88건에 비해 47.1%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회계연도 전체 파산 건수는 최대 1만6천 건에 달해 2023 회계연도의 기록적인 1만1천53건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식업계가 임금 상승, 에너지 비용, 식자재 물가, 주류세 인상 등 비용 부담과 소비자 지출 감소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외식업계 파산 건수는 1천312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771건 대비 70.2% 증가했다. 이 외에도 기타 서비스업(70.1% 증가), 소매업(14.2% 증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파산이 늘고 있다.

외식업계 위기와 비용 부담

호주호텔협회(AHA)의 스티븐 퍼거슨 대표는 외식업계가 운영 비용은 상승하는데 이를 소비자 가격에 모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곤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치킨 튀김의 가격을 계속 올릴 수는 없다. 사람들이 아예 집에서 요리해 먹는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힘든 업계 환경을 전했다.

퍼거슨 대표는 또한 최근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이 글로벌 보험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보험료가 오르면 외식업계를 추가 압박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대형 재해가 나면 국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이미 곤경에 처한 외식업계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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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과 전문 서비스업도 위기

건설업은 여전히 파산 건수가 가장 많은 산업 분야로 지난해 하반기 파산이 29.6% 증가했다. 법률과 의료 등 전문 서비스업 역시 파산이 90%나 급증하며 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산 관리 전문가인 자비스 아처는 “2025 회계연도의 파산 건수는 팬데믹 이전 평균인 연간 약 8000건의 2배에 달할 수 있다"면서 "특히 호주국세청(ATO)가 세금 부채에 대한 이자 감면 요청을 거의 거부하고 있어 중소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TO가 추진하는 강경한 세금 징수 정책을 파산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항공사 등 대기업도 잇달아 파산

이번 회계연도 들어 대기업들이 잇달아 파산하고 있는 현상도 이례적이다. 주요 사례로 지역 항공사 렉스(Rex) 자발적 법정 관리, 남호주주(州) 유제품 생산업체 베스턴 글로벌 푸드 컴퍼니 청산, 멜버른 기반 아파트 건설업체 벤슨스 프로퍼티 그룹 붕괴 등이 잇다.

전문가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중반 이전까지는 파산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동철 한호타임스 기자

https://v.daum.net/v/20250121071921262